기억력 대회 훈련 및 참가 후기

제 1회 Taiwan Open 대만 국제 기억력 대회 참가 후기

배움배움이 오리쌤 2015. 11. 10. 20:20


1회 대만 오픈 참가 후기

한국대표팀. 왼쪽부터 한류스타 조주상(한국랭킹 3위), 연예인 정계원(한국랭킹 2위), 

초미녀 한국사쌤 고혜정(한국랭킹 4위) 그리고 오리쌤(한국랭킹 1위) 

12월 세계대회에는 이 멤버에 스페셜리스트 조신영이 합류하여 총 5명이 출전한다. 

독수리 5형제?


8월 아시아 기억력 선수권 때는 <332 주목동 시스템>의 주어 이미지 900여장을 캡쳐해 놓은 것이 거의 유일한 훈련이었다. 이번 제 1 Taiwan 오픈을 대비한 훈련도 계획은 거창했으나 작심삼일이었다. 이틀 정도 하는 둥 마는 둥 그 후 내내 손 놓고 있다가 출국 며칠 전에야 1000개 주어를 다시 정리하는 데 그쳤다. 그래도 주어 부분을 두 번 이상 훑어 보고 정리하였으니, 5분 숫자에서는 200자리, 15분 숫자에서는 400자리를 무난히 처리할 수 있으리라 낙관했다.

 

가장 약한 종목인 추상적 이미지는 <숫자 범주화 시스템>으로 바꿔서 시험해 보니 숙지도가 30% 정도임에도 150포인트를 쉽게 얻었다. 대회 스케쥴을 보니 두 번째 날에 배치가 되었기 때문에 첫째 날 시합 후에 호텔 방에서 2시간 정도만 훈련하면 150~200포인트는 충분히 획득할 것 같았다.

 

아시아 선수권 때 부진했던 카드 종목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고 그래도 약간이나마 훈련을 한 숫자 종목에서 목표 점수를 획득하면 된다. 숫자 5 200자리, 15 400자리, 카드 10 5, 스피드 카드 45, 추상적 이미지 최소 150포인트, 그 외 종목에서 망하지만 않으면 총점 4000점 이상 획득하여 기억력 스포츠 25년을 통털어 세계 랭킹 100위 이내로 진입할 수 있다. 나의 소박한(?) 계산이었다. 그런데과연 계산대로만 될까?ㅎㅎ;;

 

태국에서 인천을 경유하여 대만으로 가는 비행기. 연착이 심했다

두바이 공항에서 처음 보았던 왕과 왕비의 가장행렬. 인천공항에서도 하고 있었군.


비행기가 1시간 이상 연착하여...인천공항에 노을이 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대회에 비해 워낙 비행시간이 짧고쉽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어서 이동으로 인한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호텔에 도착하여 훈련 세팅 점검 완료. 

오로지 추상적 이미지 훈련만을 위해 가져간 노트북 ^^;; 주인의 게으름을 용서해라.


대회 전날 메신저로 이미지 한 장이 날라왔다. 두 번째 날 첫 종목인 추상적 이미지가 첫째 날 마지막 종목으로 변경되었다. 이 말인즉슨, 두 번째 날 저녁에 추상적 이미지를 훈련하겠다는 나의 계획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뭔가 조짐이 이상했지만그래도 4000점은 넘겠지 뭐^^;; 

 

대회 첫날

1 Taiwan 오픈 국제기억력 대회 ! 등록과 개회식.

대회 첫날 아침, 각국 선수들로 붐비는 등록처.



개회식은 간단히 대회장 앞 홀에서. 폐회식은 엄청 넓은 대강당에서 했다.


대회장에 들어가 보니 참가 선수들 중 상위 20위 내의 선수들은 큰 테이블을 혼자 쓰고, 그 아래 순위의 선수들은 다른 선수와 나눠서 쓰게 되어 있다. 참가 선수에 비해 대회장이 좁을 때 흔히 쓰는 자리 배치법이다. 나는 참가 선수들 중 15위라서 4번째 줄 세 번째 큰 테이블을 혼자 쓰게 되었다. 대만 대회의 참가자는 모두 81인, 이 중에서 외국인 참가자들이 약 50여명이다.

앞부분 큰 테이블에 앉은 오리쌤이 감격에 겨워 오열(?)하고 있다. 

큰 테이블, 작은 테이블로 나눠 앉을 때마다...구석진 작은 테이블에 앉곤 했는데 ㅎㅎ


상금이 걸려 있어서 그런지 가장 작은 national 대회임에도 시먼 Simon(스피드카드 세계1, WR 2), 얀자 Yanjaa(얼굴이름 세계 1, WR 8), 초그바드라 Tsogbadrah(Spoken Numbers 세계 1, WR 25)와 같은 세계기록 보유자가 무려 3, 타국의 대회에 좀처럼 참가하지 않는 중국의 GMM 청 Zheng(WR 7위), IMM 황 Huang (WR 33위), 초대 아시아 챔피언인 몽골의 셍게삼단 Sengesamdan(WR 6)엔크진 Enkhjin(WR 20위), IMM 아누다리 Anudari (WR 45위)등 무시무시한 주니어 선수들이 다수 출전했다


여기에 더하여 제 1회 세계 기억력 토너먼트 대회에서 세계 4강에 올랐던 필리핀의 GMM마크 Mark(WR 18), IMM악셀 Axel(WR 98)과 세계 최연소 IMM인 오리쌤의 딸내미 자마일라 Jamyla(WR 52)까지출전 선수들의 면면을 보자니, 지난 일본 대회나 필리핀 대회는 물론이고 심지어 아시아 선수권보다 더 수준높은 대회가 되어 버렸다.

세계기록 보유자들. 얀자(Names & Faces, 세계랭킹 9위)와 초그바드라(Spoken Numbers, 세계랭킹 25위)


초대 아시아 챔피언이자 IGM인 몽골의 셍게삼단, 중국의 IMM 황, 모자를 쓴 오리쌤...

그리고 그 뒤에 빨간 옷을 입은 한국의 초미녀 선수인 고쌤이 보인다.


중국은 자국의 지역(provincial) 대회에서 예선을 치뤄서 세계 대회 참가자를 결정한다. 

현재 중국에서는 지역 예선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위 사진의 GMM 청 아이창, IMM 황 셩화 등은 

이미 출전이 결정된 상위 랭커들이기 때문에 대만 대회에 참가했다. 

 

출전 선수들 중 나의 랭킹은 15위다. 바로 왼쪽 테이블에 자리한 필리핀 IMM 악셀Axel 14, 오른 쪽 테이블의 전 일본 챔피언이자 현 일본 랭킹 3위 타케루Takeru16위다. 나보다 하위 랭커에게는 추월을 허용치 않고 상위랭커는 최대한 추월해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출발~~ ^^;;


얀자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특유의 밝은 성품과 사교성으로 인하여 각국 선수단들에게 최고의 인기! 

그런데 뒤쪽에서 갑자기 우리의 초미녀 선수가 튀어 나왔다.



갑자기 튀어 나온 한국의 초미녀 한국사 쌤인 혜정 고가 세계 랭킹 2위 시먼에게 무언가를 묻고 있다. 

영어는 잘 못하는데 외국인과 대화는 잘 하는 혜정 고. 미스테리다.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물어 봐야겠다.

(물어 봤더니...조만간 당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영어가 안 돼서 사진만 찍자 했다고...^^;; 대단한 고쌤이다.)


1. 5분 무작위 단어 Random Words

60개 단어를 외워 목표를 달성했다. 를 고민 끝에 칼로 써서 혹시 틀린 것으로 처리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맞는 것으로 처리되어 대회 점수로 480점을 획득했다. 이 종목에서의 순위는 7. 총 81명의 선수들 중에서 나보다 상위 랭커들만 14명인데 7위라면...쾌조의 스타트. 이 종목에서는 세계 랭킹 2 시먼 라인하르트Simon Reinhard가 압도적이다. Simon은 125개의 단어를 외워 종전의 자기 기록을 깨고 새로운 세계기록을 세웠다. 그의 머릿속 비밀은 무엇일까? 아직은 그런 부분까지 물어보기에는 조심스러운 사이지만...곧 밝혀낼 것이다 ㅎㅎ

 

나의 계획은 앞 부분 두 칼럼 40개 단어(세로로 한 줄을 칼럼이라고 하며, 한 칼럼마다 20개의 단어가 있다) 2회 반복하여 기본 점수를 확보한 후에 마지막 3번째 칼럼 20단어를 처리하여 고득점을 올리는 것이다. 3번째 칼럼까지 두 번 반복하니 시간 종료. 계획대로 되었다.

 

세계 선수권에서는 15분 동안 140(436) 이상의 단어를 외울 수 있도록 훈련하자. 1정보 단어들에도 양면결합법 등 적절한 기법을 써서 결합력을 최대한 강화해야 한다.

 

2. 5 2진수 Binary Digits

눈이 약한 내가 가장 꺼려하는 종목. 390자리가 목표였지만 370자리를 외웠고 두 줄 60자리를 날려서 310포인트(310점 획득)를 얻는 데 그쳤다. 분명히 머릿속에 기억된 그대로 옮겨 쓰고 두 번이나 검토하여 틀린 부분이 없음을 확인했지만 두 줄 60자리가 날아갔다. 이런 경우는 이진수를 읽을(변환할) 때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카드 시스템을 이진수에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훈련만 열심히 하면 다른 대부분의 선수들보다 10% 정도는 더 나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눈이 약하여 읽을(=변환할) 때 실수가 많다는 것이 약점이다. 세계 선수권에서는 30분간 기억memorisation하고 60분간 인출recall해야 하는데…   

 

세계 선수권에 대비하여 이진수 종목은 변환 훈련만이라도 충실히 하자. 눈 보호를 위하여 결합하거나 recall sheet를 작성하지는 않더라도, 읽는 훈련만 하루 10분씩 꾸준히 하면, 30분 이진수에서 1800자리(450) 이상 외워 1600자리(400)이상 맞힐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진수를 읽을(변환할) 때 실수를 줄여야 한다.

 

3. 5분 얼굴 이름 Names & Faces

그 동안 참가한 모든 대회 중에서 얼굴이름 종목의 훈련을 가장 많이 한 대회가 바로 이번 대회다. 주말마다 영국 프리미어 축구경기를 보면서 출전 선수들의 이름을 요리 조리 변환시키는 훈련(^^;;)을 했다. 쥐꼬리만한 훈련시간이었지만 그 정도로도 5분 동안 15(30개 이름)은 기본이고 내심 20(40개 이름)까지 외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얼굴 이름 외우기 경연 중. 대회 참가한 이래 이 종목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 28개 이름을 외우는 데 그쳤고 그 중 23개만 정답으로 처리되었다(329점 획득). 방심으로 인한 참사! First name second name의 위치를 헷갈려 쓴 것이 한 두 개, 이름은 외웠으나 얼굴을 헷갈려서 다른 얼굴 칸에 쓴 것이 역시 한 두 개 있는 것 같다.    

 

이름을 변환해 놓은 후, 얼굴의 특징을 잡아 결합해야 하는데 막연히 느낌만 캐치한 후에 이 정도 느낌이면 생각나겠지 하고 그냥 지나친 것이 패인이다. 이렇게 지나친 것들은 십중팔구…recall에 실패한다.

 

발음변환 훈련, 얼굴의 특징을 잡는 훈련 그리고 결합하는 훈련에 하루 20분씩 투자하자. 방심하지 말고 1 20분 훈련을 철저히 하여 500점 이상의 고득점을 노려보자. 세계대회 15분 이름얼굴 종목에서는 40명 얼굴(80개 이름, 471) 이상을 외워보자.

 

4. 15분 숫자 Long Numbers(National Standard)

가장 많은(^^;;) 훈련시간을 투자한 종목이 바로 숫자다. 지난 아시아선수권부터 이번 대회에 걸쳐 주어 부분을 정리하여 332주목동 시스템의 완성도를 50%까지 높이고, 1000개 이미지를 두세 번 훑어봄으로써 숙지도까지 50%이상 끌어 올렸다.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50%의 완성도와 숙지도면 5 200자리, 15 400자리는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데 바로 전 종목인 얼굴이름에서의 난조가 그대로 이어졌다. 게다가설상가상으로 memorization sheet를 받아 보니 주목동으로 쉽게 변환되지 않는 숫자들이 빈번히 나왔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의 숫자들이 자주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주목동 시스템을 고수하지 못하고) 3분의 1정도는 자유형으로 처리했다. 컨디션 난조에 완성도와 숙지도가 낮은 시스템의 혼란까지 겹쳐서 9(360자리)까지 억지로 처리했다.

 

recall sheet를 작성해 보니 두 줄에서 하나씩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최악 280자리 ~ 최선 320자리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최악에서 더 떨어진 260자리(289점 획득)^^;;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 때(30 640자리 기억, 600자리 인정)보다 훨씬 못한 기록이 나왔다. 왜 나의 숫자 시계는 거꾸로 가는 것인가?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333 자유형으로 처리했다면 400자리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을까?

 

컨디션 난조야 매 대회마다 언제든 있는 일이다. 문제는 아직도 332 주목동 시스템의 완성도와 숙지도를 50% 이상으로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세계대회까지 앞으로 남은 40여일 동안 70%대로 끌어 올려야 한다. 그러자면 1000개 사람 (또는 동물) 주어와 사물 목적어 1000개 이미지를 각 1개로 확정하여 완성도를 높이고, 3자리 숫자를 읽자마자 그 정형화된 동물 주어, 사물 목적어, 동사로 신속 정확하게 형상화하는 훈련을 철저히 하여 숙지도를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한다.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동물 주어와 사물 목적어의 이미지를 함께 배치하여 반복적으로 볼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자. 332주목동 시스템을 90%이상 숙지하면 5분 숫자에서 320자리 이상, 1시간 숫자에서 1600자리 이상 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된다는 뜻이다. (순발력과 심상조절력 그리고 체력이 더 우수한 청소년기의 오리쌤이라면 그 이상도 가능할 것이다) 숫자도 카드와 마찬가지로 고득점 전략종목으로 만들 수 있다. 해보자. 다음 달 세계대회 1시간 숫자의 목표는 332 주목동 시스템의 완성도와 숙지도를 70%대까지 끌어 올려서 1400자리(500)이상을 외우는 것이다.   

 

5. 5분 역사 연도(Historic Dates & Events)

5분 동안 50 dates 이상 외울 수 있으리라 자신했지만 38 dates에 그쳤다. 60 dates 이상을 처리했지만, 외운 기억만 나지 정확한 연도가 생각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필요한 변환 및 결합 기법을 좀 더 사용하여 결합력을 강화해야겠다. 양면결합이나 연쇄결합 등의 기법을 확실히 사용하자. 그리고 적절한 속도의 리듬감을 몸으로 익혀야 한다. 최소한 주 1~2회 실전같은 훈련을 해서 세계 대회에서 60dates (480) 이상을 외울 수 있도록 하자.

 

첫째 날 점심은 양갱 하나와 바나나 두 개로 대신했다.


6. 10분 카드 Long Cards (National Standards)

10분 카드는 5팩을 목표로 하였다. 앞의 3팩을 3번씩 반복해서 기본 점수를 확보하고 뒤의 2팩을 2번씩 반복해서 고득점을 얻자는 전략으로 나갔다. 앞의 3팩을 3번씩 반복한 시간이 8분을 넘었다. 마음은 조급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4번째 팩을 두 번 반복하고 남은 20~30여초 동안 16장만 처리했다. 두 장을 바꿔 쓴 것도 같았는데 다행히 226장 모두 100% recall 성공하여 619점 획득이 종목 순위는 adult 3위, 전체 5위(였다가 기록이 정정된 아시아 챔피언이자 세계 6위의 강자인 몽골의 셍게삼단Sengesamdan이 adult 3위로 올라왔고 나는 4위로 강등^^;;)로 나쁘지 않은 결과다. 앞의 3팩을 2번씩만 반복하면 5번째 팩을 모두 외울 수도 있었을텐데... 

Episode 1] 10분 카드 3위인 오리쌤이 5분 숫자 동메달을 얻은 연유는?

                   a token of friendship from Mongolia


 

카드의 숙지도 역시 숫자와 비슷하게 50%~60% 정도에 머물러 있다. 카드 한 팩을 읽을(변환할때마다 2~3번 정도 변환이 늦어서 주춤거리곤 한다. 어떤 경우는 정형어가 안 떠 올라서 임의로 만들기도 하지만, 이러면 속도가 느려지게 마련이다. 카드 변환 훈련을 하루에 20분 정도 꾸준히 하여야 한다. 변환이 잘 되지 않는 카드 조합을 선별한 후에, 전체 카드 변환과 선별 카드 변환을 꾸준히 반복하자. 숙지도를 80% 이상으로 끌어 올려서 세계 선수권에서는 1시간에 18(600) 이상을 외울 수 있도록 하자.

 

지난 몇 개 대회를 경험해 보니, Long 카드를 전후로 하여 몸과 두뇌의 컨디션 그래프가 어떤 일정한 패턴을 그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Long (10, 30, 1시간) 카드의 앞 종목에서는 난조를 보이고, Long 카드에서는 컨디션을 회복하며, 그 다음 종목에서는 비교적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도 그 비슷한 패턴이었다.

 

7. 5분 숫자 Speed Numbers

이번 대만 대회에서는 2회 시도하여 그 중 높은 스코어를 채택하는 5분 숫자 종목을 1회만 시도하게 하였다. 첫 번째 시도에서 안정적인 점수를 얻고 두 번째에 모험적인 시도를 하여 고득점을 노리는 것이 보통인데, 규정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했다.

 

앞의 4(160자리) 2회 반복하여 기본 점수를 얻고 나머지 시간에 1(40자리)을 추가적으로 더 외워서 총 5(200자리)을 외우자는 것이 기본 전략. 4줄을 두 번씩 반복하니 50여초 정도 남았다. 남은 한 줄도 침착하게 처리하여 머릿속에 있는 200자리 이미지 그대로를 틀리지 않고 recall sheet에 옮겨 적었다. 그런데 인정된 스코어는 160자리 ^^;; 아직도 어느 부분에서 틀렸는지 모르겠다.

 

국제기억력마스터 기준 중의 하나인 1시간 숫자 종목에서 1000자리 기억에 성공할 확률은, 5분에 160자리를 외우는 실력이라면 50%, 200자리를 외우는 실력이라면 거의 100%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5 200자리 성공이 이번 대만 대회의 목표 중 하나였는데, 틀림없이 200자리 성공이라고 확신했던 것이 160자리로 처리되어 무척 아쉬웠다. 3개 대회 연속으로 160자리에 머물고 있다. 332 주목동 시스템을 확실히 숙지하여 5분에 최소 240(439)에서 280자리(512)까지 기억할 수 있도록 하자.  


나만 빼놓고 외국 선수들과 이러고 놀고 있는 한국대표팀 ^^ 왼쪽부터 중국의 밍씬, 홍콩의 소피아

 

8. 15분 추상적 이미지 Abstract Images

두 번째 날 종목이었는데 갑자기 첫 번째 날 마지막 종목으로 앞당겨졌다. 노트북을 가져간 이유가 바로 이 추상적 이미지를 훈련하기 위함이었는데 완전히 쓸모가 없어져 버렸다. 그래도 150포인트는 얻겠거니 했는데 131포인트(259)를 얻는 데 그치고 말았다. 31(155개 이미지)를 외웠는데 131포인트만 인정된 것을 보니 4줄을 recall 실패했다는 뜻이다.


추상적 이미지는 숫자 범주화 시스템을 충실히 훈련하기만 하면 250포인트(495)까지는 무난하게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세계 대회의 목표는 250포인트다.

 

대회 첫째 날 10종목 중 8종목이 끝나고 합산 점수를 보니 이미 총점 4000점을 넘기기는 힘들어졌다. 그래도 나보다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 두 명을 제쳐서 13위에 올라있으니, 이 순위만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내일 남은 두 종목은 spoken numbers speed cards, 스포큰넘버스에서 약하지만 스피드카드에서 평소 기록인 45초만 끊어도 13위 유지는 무난하리라 여겼다.

 

대회 둘 째날

9. Spoken Numbers

이번 대회에서는 100초와 470초짜리를 각각 1회씩 실시한다. 이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인 몽골의 초그바드라가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세계기록에 도전할 수 있도록 두 번째 시도에서는 470초짜리가 준비되었다.

첫 번째 시도인 100초에서 51자리를 외웠다. 그러나 37번째 자리에서 미스가 나서 36자리만 인정. 두 번째 시도인 470초에서는 45자리를 외웠으나 인정된 자릿수는 36자리보다 적었다. 그래서 최종 스코어는 36자리(310). 세계기록 보유자인 초그바드라는 무려 432자리를 recall 성공하여 자신의 종전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스포큰 넘버스는 숙련자와 초보자간의 점수 차이가 가장 현격하게 벌어지는 종목이다. 332 숫자 시스템의 숙지도를 70~80%이상으로 끌어 올리면 이 종목에서도 100자리 이상 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종목의 고득점을 위해 한국어 어순인 <주목동>을 영어 어순인 <주동목>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십진수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아무래도 초를 분할하여 사용해야 하는 이 종목에서는 중간의 두 자리 숫자가 동사인 것이 좀 더 유리할 것이다. 지금처럼 한 포인트에 3자리 숫자 2개씩 33을 결합할지, <주동목>으로 바꿔서 323으로 결합할지를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

 

세계대회에서의 목표는 최소 60자리(401)~90자리(491)이다. 주의의 정도, 범위와 변환 및 결합의 속도를 지속적으로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필리핀의 IMM 악셀Axel(WR 98)은 스포큰 넘버스에 무척 강하다. 필리핀 대회에서도 100초짜리 첫 번째 시도에서 100자리 전부를 외워서 이 종목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내 아래 순위였던 악셀이 자신의 최고기록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74자리를 외워서 나를 제치고 올라섰다. 그래도 스피드카드에서 내 실력만 발휘하면 재역전하여 13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 스피드 카드 Speed Cards

스피드 카드는 두 번을 시도할 수 있다. 첫 번째 시도에서 안전 운행하여 기본 점수를 얻어 놓고 두 번째 시도에서 모험수를 던져서 고득점을 얻는 전략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욕심이 났다. 충분히 할 만 하다고 생각했다. 가능한 한 최고 기록을 끊어서 최종 랭킹을 최대한 올리려고 했다. 나보다 상위 랭커들 2~3명은 제쳐야 대회에 참가한 보람이 있지 않겠는가.

 

스피드카드에서 나의 공식 최고기록은 52.70초이지만 평소에는 45초대를 쉽게 끊고 41~42초대도 심심치 않게 끊는다. 전날 밤에 3회 훈련한 평균 기록도 45초대였다. 39초대를 목표로 하고 내심 비공식 최고기록인 38초대까지 깨보려고 마음먹었다.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안경과 얼굴 사이에 카드를 끼워 넣어 시야를 좁혔다. 시합 시작 벨이 울리고 잠시 숨을 고른 후에 카드를 신속히 넘겼다. 그런데 카드를 넘기면서도 결합의 질이 만족스럽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고기록 갱신이 목표이므로 결과는 운에 맡기고 마지막 10장의 카드를 변환하지도 않고 재빨리 읽기만 하고서 스톱워치를 눌렀다. 35초대. recall 성공하면 대박이다.

 

눈을 감고 복기를 하니 중간 중간 구멍이 나서 모두 16장이 생각나지 않는다. 실패를 직감하고 한숨이~~^^;; 그래도 남은 16장의 카드를 이리 저리 조합해 가면서 차근차근 한 장씩 맞춰 나가면 모두 맞출 수는 있을 것이다. 시간이 문제다.

 

마지막 4장을 남겨 놓고 제한시간 5분이 전부 지났다. 다 끝난 것이지만 계속 마음에 남아서 호텔에 돌아가서 복기해 보니 그 중 2장을 추가로 맞출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2장은 도무지 생각이 안 났다. 이미지는 확실하게 생각이 나는데 (옛날 부인, 아녀자의 이미지) 카드를 아무리 이리 저리 조합해도 그 이미지에 맞는 단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읽을(변환할) 때 잘못 읽은 것이다. 결국 앞서 맞춘 카드들도 제대로 맞춘 것이 아니었다.^^;;

 

Second trial에서는 하나씩 확실히 변환하고 결합하여 1분 내외로만 성공하여 500점 정도만 얻자는 전략이었다. 허탈함 때문인지 예상보다 느려져서 72초대를 기록. Recall은 당연히 성공. 그런데나중에 기록표를 보니 이 종목 세계기록(20.44) 보유자인 시먼 라인하르트Simon Reinhard가 나보다 무려 1초 이상 늦어서 바로 내 밑에 있다. 이럴 수가 내가시먼을 이기다니시먼의 심리상태가 눈에 보였다. ! ㅎㅎ


Episode 2] 오리쌤이 카드 외우기 세계 1위인 시먼을 이기게 된 사정은?



카드를 맞춰 보더니 얀자가  환호성을 지른다. 35초대로 자신의 personal best 기록을 세운 것이다. 카드에서는 매번 나의 뒷 순위였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나를 월등한 차이로 앞섰다. (반성...반성...^^;;) 선수들이 몽골의 엔크진Enkhjin에게 축하를 건넨다. 27초대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틀에 걸쳐 10종목이 모두 끝났다. 대회 최종 결과는 역시 세계 2위 시먼 라인하르트Simon Reinhard가 우승, 중국의 신성 청 아이창 Zheng Aiqiang 2, 얀자Yanjaa 3위를 차지했다. 8월 아시아 선수권에서 초대 아시아 챔피언을 차지한 셍게삼단Sengesamdan은 아쉽게 4위에 그치고 말았다. 나의 최종 순위는 15. 하위 랭커들에게 추월을 허용치 않았지만, 상위 랭커들을 단 한명도 추월하지 못했다. 이런랭킹은 과학이구나 ^^;;


시합이 모두 끝난 후 폐회식Closing ceremony를 위해 3시간 정도 대기하면서 시먼, 뷔요른, 나의 강제 딸내미 자마일라 등 세계 각국 선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하며 사진도 찍고


독일 친구들과 함께. WWE 레슬러같은 뷔요른과는. 4개 대회 연속으로 만나서 친해졌다.

키가 큰 시먼은 스피드카드와 랜덤 워드 세계기록 보유자.

시먼은 내년에 발간될 나의 메타보카 시리즈에 추천사를 써주겠다고 약속했다.

 

 오리쌤의 필리핀 딸내미 자마일라. 어린이Kid 부문에서는 독보적이었으나 이제 청소년Junior 부문으로 넘어오니 나이 많은 언니 오빠들과 겨루느라 메달을 하나밖에 못 따서 몹시 풀이 죽어 있었다. 폐회식 후 돌아가는 길에 "You will be a Junior Champion sooner or later. It's just a matter of age"라고 위로해 주었다. 학교 수업때문에 12월에 열리는 세계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한다.몇 시간 뒤 마트에서 우연히 만난 자마일라의 아버지에게 물으니 "I'll force it"이란다. 

세계 대회 출전자 명단을 보니 등록이 되어 있다^^ 다행이다. 힘내라! 자마일라^^


학습전략Learning Strategies을 가르치고 있다고 하니, 미국대표인 루이스 Luis Angel Echeveria가 속독에 대해 묻는다. Do you like [teach] speedreading? 루이스가 이렇게 묻는 이유를 알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기억력 스포츠 선수들은 아시아에서 흔한 상업적 속독 교습에 대해 비판적이다. 루이스 역시 그런 속독은 건너뛰기Skip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동의한다. 그리고 기억력 대회를 대비하여 훈련을 얼마나 했느냐고 묻는다. 이 때 나의 유머가 빛을 발해서 루이스를 크게 웃겼다.

 

Episode 3] 국제적으로 통하는 오리쌤의 조크, 미국대표 루이스를 웃기다.    

 

드디어 폐회식. 대회장 앞 홀에서 했던 개회식과 다르게 대강당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참가 선수들 입장. 오리쌤은 사진과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일찌감치 방청석으로 도망^^;;


우승 시먼(독일, 세계 랭킹 2위, 스피드 카드와 5분 단어 세계 기록 보유자)

준우승 청 아이창(중국, 세계 랭킹 7위, 중국 최고의 유망주, 제 2의 왕펑)

3위 얀자(스웨덴. 세계랭킹 9위, 얼굴 이름 세계 기록 보유자)

이 3인은 올해 세계 대회의 유력한 우승후보들이다.


모두 모여 마지막 한 컷 찰칵!


고혜정 쌤이 친구와의 약속으로 타이페이로 급히 떠나느라 폐회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남아있는 한국 대표팀과 일본의 타케루 함께 찰칵! 이 사진은 계원이 출연한 KBS 2TV 아침에 소개되었다. 그 장면을 캡쳐해서 그대로 올렸다.


폐회식 후 선수들과 스탭,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모여 저녁 만찬을 가졌다. 


대회 주최자인 대만의 켄 왕Ken Wang과 그의 학생들. 한국팀과 한 컷 찰칵!


오지랖도 넓은 계원과 조감독. 다른 테이블에 가서도 잘만 논다. 대회장에서도 그랬는데 이 자리에서도 조감독이 EBS 애니 <빼꼼>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몰려와 사인 요청에 사진 찍자 난리다.

대만에서 <빼꼼>이 상당히 인기 있나 보다. 이래서 한류스타 조감독이 탄생했다. 


대회장에서 조감독의 인기는 시먼이나 얀자를 능가했다. 아래 사진을 보라 ㅎㅎ

빼꼼의 아버지 조감독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 든 대회 참가자들 ㅎㅎ 


만찬이 한창일 때 대회 주최측에서 마련한 작은 플라스틱 공 안에 미니 카드가 들어 있었다. 이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시먼에게 가서 "I'll show this clip to my Korean Students"라고 말하며 카드 시범 보여 달라고 부추겼더니...순진한 시먼...^^

세계 최강 시먼의 음주 카드 기억show의 결과는


Episode 4] 오리쌤에게 넘어간 랭킹 2위 시먼, 음주 카드 기억쇼의 결과는?



대회 최종 평가.

대회 주최자인 켄 왕에게 찬사를 보낸다. 등록비도 무료인 대회였는데 상금까지

걸어서 대회의 수준을 높였다. 대회 진행도 매끄러웠고 시설과 폐회식, 만찬까지

다른 대회보다 매우 우수한 대회였다.

 

개인적으로 4000점 목표 달성에 실패하였다. 

반성해야 할 점은 <처리 수준과 집중 수준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 처리 수준.

처리 수준을 높이면, 즉 시각적 심상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그리려다 보면

아무래도 시간을 많이 잡아 먹게 마련이다. 초고수들은 대단히 신속하게

그림을 그려내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처리 수준과 시간을

모두 감안하여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아 유지해야 한다. 평소에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깊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2. 주의 수준.

훈련할 때 처리 수준의 조절이 핵심이라면, 시합할 때는 주의 수준의 조절이 핵심

이다. 주의 집중의 범위를 너무 좁게 설정하면 아무래도 지나치게 긴장하게 되고

지나친 긴장은 두뇌의 활성화 수준을 떨어뜨리게 마련이다. 정신적 긴장 수준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평소에 훈련으로 키워 왔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얼굴이름, 15분 숫자, 스포큰 넘버스에서 처리 및 주의의 수준을 적절하게

유지하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다. 평소 훈련할 때 자신의 처리 및 주의 수준을

점검, 조절, 유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대만 후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이제 한달 좀 더 남은 세계대회 훈련기로

넘어가자.


이번 세계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기억력 마스터 타이틀 보유자가 나올 것인가? 

국제 기억력 마스터는 1) 카드 1팩 2분 내 기억, 2) 카드 1시간 10팩 이상 기억,

3) 숫자 1시간 1천자리 이상 기억, 4) 해당 세계 대회에서 총점 3천점 이상.


위의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나는 1)의 기준은 이미 달성했고, 카드 10팩

정도는 30~40분이면 모두 다 외우며, 3000점 이상은 쉽게 초과하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3) 1시간에 숫자 1천 자리 이상만 외우면 한국 최초의 국제 기억력

마스터가 된다. 현재의 내 실력으로도 1시간에 1천 자리 기억은 어렵지 않지만,

더 나아가 1천 400~1천600자리 이상 외울 수 있도록 훈련하자.


나뿐 아니라 함께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이 모두 다 타이틀을 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짜 목표다. 남은 한달을 최고의 팀워크로 후회없이 훈련하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