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이런 저런 학습법

에빙하우스(망각곡선)의 멍청한(?) 추종자들!

배움배움이 오리쌤 2011. 3. 27. 08:50

에빙하우스의 논문 <On Memory>를 영문판으로 읽어 보았습니다.

<On Memory>는 바로 그 유명한 에빙하우스 망각곡선 실험에 관한 논문입니다.

 

<On Memory>에는 망각곡선, 즉 망각률에 대한 실험과 그 결과가 자세히 실려 있는데요...아래 박스 안의 자료는 누군가가 에빙하우스 실험의 망각률을 그래프화한 것으로 인터넷 상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16년간 기억을 연구했던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Ebbinghaus; 1855~1909)의 연구에 의하면 학습 후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며, 1시간 뒤에는 50%, 하루 뒤에는 70%, 한 달 뒤에는 80%가 망각된다. 이를 그래프로 그리면 아래와 같다.

 

 

 

 

그런데 말이죠...

에빙하우스가 발견했다는 <망각 방지에 가장 효과적인 4회 복습주기> 이론은 <On Memory>에서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아래 박스 안의 내용이 인터넷 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망각 방지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에빙하우스의 4회 복습주기> 이론입니다. 이 정체불명의 4회 복습주기 이론은 그래프로 만들어져서 인터넷 상에 유포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그래프를 에빙하우스가 만든 것이라고 오인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10분 후에 복습하면 1일 동안, 1일 후에 복습하면 1주일 동안, 1주 후에 복습하면 1달 동안, 1달 후에 복습하면 6개월 간 기억이 지속된다는 <너무나 기계적이어서 참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까지 덧붙입니다 ^^;

 

 

<4회 복습 주기 이론>

10분 후에 복습하면 1일 동안 기억되고, 다시 1일 후 복습하면 1주일 동안, 1주일 후 복습하면 1달 동안, 1달 후 복습하면 6개월 이상 기억(장기기억)된다.

그러므로 10분 후 복습, 1일 후 복습, 1주일 후 복습, 1달 후 복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 이 그림의 원작자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 분에게 물어 보면 4회 복습주기의 출처를 알 수 있을텐데...

 

 

인지심리학과 학습전략을 20년 전부터 공부해 온 오리쌤이 보기에는 참 허무맹랑할 뿐이지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론입니다. 그래서 에빙하우스의 논문을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역시 <On Memory>에는 그런 실험 결과나 주장이 없었습니다.

 

에빙하우스 연구 자체도 실제 학습상황인 유의미학습과 전혀 다른 것이라서 학습전략의 이론적 배경으로서 별 다른 가치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 술 더 떠서 여기에 기초하여 엉뚱한 주기적 복습 이론까지 출현했으니 어이가 없을 뿐이지요.

 

혹시 아시는 분 있으신가요?

에빙하우스가 주장했다는 <4회 복습 주기 이론>의 출처를???

 

마인드 맵 창시자인 토니 부잔이 그의 기억법 책인 Use Your head에서 별 다른 과학적 근거없이 복습의 일례로 4회 복습 주기 이론을 제시하였고 이 것이 인터넷상에서 떠돌아 다니면서 마치 에빙하우스의 연구결과인양 오인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만...

 

심지어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님까지도 공부법 탐구 프로그램인 EBS 공부의 왕도에 출연해 자문하시기를  <에빙하우스가 4회 복습주기를 발견했고 10분 후 복습하면 1일 동안, 1일 후 복습하면 1주일 동안....기억이 유지된다>라고 말씀하시니...^^;;

 

더 자세히 조사한 후에 EBS 공부의 왕도 제작팀에게 정식으로 문의해 볼 생각입니다.

 

만약에 이 <4회 복습주기 이론>을 에빙하우스가 주장한 적이 없다면?

중간에 누군가(토니 부잔??) 임의로 꾸며 낸 것을...

수많은 학생들, 선생님들, 강사들, 공부법 강사들 (심지어 일부 교수님들까지도)이 아무런 의심없이 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면 ?

 

적어도 학생들에게는 정확한 사실을 알려 줘야 하겠지요. 정확한 사실로부터 올바른 학습전략이 나오기 마련이니까요.ㅎㅎ

 

혹시 4회 복습주기 이론의 정확한 출처를 아시는 분은...

댓글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