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400년경에 쓰여 진 여러 문헌에는 <위대하고 멋진 발명은 기억력이다. 학습에도 생활에도 항상 도움이 된다.> 는 내용이 있다.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은 당시 기세를 부리는 소피스트들을 향하여 기술로써 자격을 갖추지 않은 채 단순한 경험이나 언변만을 내세운다고 지적하였다.
이런 플라톤의 정신을 이어받은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억력을 익히는 습관은 논증을 보다 솜씨 있게 해준다고 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변론술>을 집필하였다. 여기서 변론가의 성격 -- 에토스, 청중의 감정 -- 파토스, 웅변의 논리 -- 로고스가 포함되고 관철되어야 올바른 변론술이라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술로써 완성한 변론술은 내용이 더욱 구체화되어 이를 가르치는 학교가 설립되었다. 이 때의 교육 과정은 <문제의 발견, 논리의 배치, 쟁점에 대한 조사, 증거의 기억>이 강조된 것이었다. 기원전 100년경에는 키케로와 퀸틸리아누스의 노력에 의해 변론에서의 승리를 위한 기억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계속 연구 발전되었다.
기억술 하면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고대 로마의 웅변가이며 철학자인 키케로일 것이다. 그가 쓴 장소의 기억술은 지금도 유명하다. 이 책은 고대 기억술의 대표작으로서 기억술의 고전이 된 책이다. 철학자이기도 한 키케로는 연설문을 기억하는 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매일 산책하는 산책로는 뇌 기억의 창고이다.>
실제로 키케로는 산책하면서 얻은 영감이나 철학적인 사고의 모든 내용을 산책로에 나오는 경치 속에 상상으로 기록하였다. 보통 사람으로는 믿기 어려운 일이다. 키케로는 이와 같은 기억 방법으로 자신이 변론한 장소에 미리 가서 자신의 사상이나 철학을 주변 경치와 연관지어 기억한 다음에 나중에 그 풍경을 보면서 조리있고도 강력한 변론을 한 것이다. 만일 다른 장소로 옮겨 다시 그와 같은 내용으로 웅변을 해도 이미 본 경치를 기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먼저 변론한 장소를 떠올리면 똑같은 내용으로 변론을 할 수 있었다.
키케로는 이러한 놀라운 기억술의 발휘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위대한 웅변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의 한 실험에서 이 방법을 사용했을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해본 결과 무려 그 효과가 7배나 높았다고 한다.
고대 로마의 변론학자인 퀸틸리아누스가 쓴 변론술 교본 12권은 변론가 양성 입문서로 <초등 교육, 수사학, 문체, 연설법, 성격, 교양> 등을 논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의 내용은 기지와 유머, 말의 리듬, 넓은 교양과 높은 덕성을 닦는 훈련을 강조하였다. 퀸틸리아누스는 이렇게 말했다. <웅변술에 의해서 현재의 빛나는 지위를 얻는다는 사실은 모두가 기억력이 큰 역할을 하였다. 이점을 깨닫는다면 훈련된 기억력이 얼마나 위대하고 초인적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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