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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강 결합 4] 감각적 결합 - 감각의 불꽃으로 형상을 장식하라.

배움배움이 오리쌤 2008. 1. 2. 22:56

메타보카 이론강의 제 13강

 

 

{결합 4} 감각적 결합- 감각의 불꽃으로 형상을 장식하라.

 

 

1. 두뇌에 프로그램된 감각 - 심상의 힘

 

    심상(imagery)이란 쉽게 말해 두뇌에 프로그램(저장)된 감각입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운동감각 등 두뇌에 각인된 모든 감각정보들을 총칭하여 심상이라고 부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심상은 언어와 함께 인간의 가장 중요한 사고기호입니다. 우리의 두뇌 속에서 언어는 계열적으로 처리되며 그 의미가 객관적이고 명확합니다. 외부로 표현, 기록, 보존 가능해서 인간들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언어는 인간의 문명을 발달시킨 가장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심상은 언어와 마찬가지로 두뇌의 신경세포에 저장되어 있지만 언어와 달리 외부로 표현, 기록, 보존할 수가 없습니다. 즉 언어는 인간이 혼자 생각할 때나 타인과 의사소통할 때 모두 사용 가능하지만 심상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언어를 외적 기호, 심상을 내적 기호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성장하면서 사회화 과정을 거칩니다. 의사소통에 필수적인 말과 글을 지속적으로 배우고 훈련하는데 이 과정에서 심상은 소홀히 취급되고 아예 잊게 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두뇌의 기능도 쓰면 강화되고 안 쓰면 약화됩니다. 자연히 천부적인 생생한 심상능력은 커가면서 점점 약해지고 퇴화합니다. 분할뇌(splist brain) 이론의 방식으로 표현하면 언어적 계열적 처리를 맡는 좌뇌만 강해지고 그렇지 않은 우뇌는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심상은 결코 소홀히 취급해도 되는 허접한 사고기호가 아닙니다. 심상은 언어와는 다른 고유의 특성이 있습니다. 먼저 심상은 언어보다 먼저 형성이 되어 장기기억 속에 (언어처럼 후천적으로 학습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각인이 됩니다. 언어보다 심상이 훨씬 장기기억과 친한 사이라는 것입니다. 그 좋은 예가 바로 꿈입니다. 우리 두뇌는 낮에 활동하면서 처리한 정보들을 수면 중에 다시 처리합니다. 낮에 어지럽게 쌓아 놓은 정보들을 밤에 산뜻하게 정리하는 것이지요. 이 때 동원되는 일꾼들의 대부분은 언어보다 심상(특히 시각심상)입니다. 꿈은 두뇌의 정리 작업을 자기 자신이 살짝 엿본 것이지요.

 

 

     심상은 장기기억에서 주로 사용하는 사고기호이기 때문에 어휘를 학습할 때 심상을 사용하면 기억효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됩니다. 심상이 고대 그리스로부터 지금까지 기억술(Mnemonics)의 요체로 전해져 온 것도 알고 보면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심상의 장점은 기억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언어보다 본래적이고 근원적인 사고기호이기 때문에 감정, 감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과 감수성의 영역(정의적 영역 affective domain)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심상의 훈련이 효과적입니다. 호세 실바 박사가 창시한 마인드 컨트롤은 심상을 적극적으로 훈련하여 마음을 키우는 학습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심상은 두뇌 속에서 병렬적으로 처리되므로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서 창의적인 발상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이미 앞에서 본 바 있는 아인슈타인의 편지에서도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심상은 심체적 영역(psychomotoric domain)의 학습에도 유용합니다. 대부분의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운동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 심상을 훈련합니다. 인간의 두뇌는 심상(상상)과 현상(실제)을 구별하지 못해서 심상을 이용하여 리얼하게 상상하면 실제로 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깊은 최면상태에서 불에 달군 동전이 손등에 놓여 있다는 암시를 주면 실제로 손등 위에 동전 모양의 화상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두뇌에 저장된 심상을 훈련하여 신체에 영향을 주는 방법은 의학 분야에서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심상은 언어와는 다른 고유의 특성과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습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기 위해서는 언어의 교육 못지않게 심상의 교육도 중요한 것입니다. 문제는 입시위주의 주입식 암기에 기초한 현재의 교육제도 아래에서 심상과 상상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입시위주의 주입식 암기교육 아래에서는 심지어 수학까지도 암기과목처럼 공부해야 점수 획득에 더 유리한 것이 현실입니다 ㅠㅠ)

 

 

    입시라는 좁고 비정한 링 위에서나마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논술시험입니다. 그러나 이 논술 역시 언어 논리적 사고의 훈련에 치중되어 있지요. 심상과 상상의 사고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됩니다. 근본적으로 입시라는 울타리에서는 심상과 상상을 키울 수가 없습니다. 심상은 내적기호이고 상상은 성질상 외부적 평가와 어울리지 않는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정치적 의미의 평화상은 제외하고)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교육시스템에서 이 심상과 상상의 교육부분이 허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넋두리)

사회의 전반적인 교육시스템에서 결핍되어 있는 심상과 상상의 교육 기능 중 상당 부분을 담당해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만화가들입니다. 일본 만화에 눌려 기를 못 펴고 있는 한국 만화를 보면 속에서 열불이 납니다. 사회의 교육시스템이 심상과 상상을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으니 한국 만화 시장이 일본 만화의 식민지가 되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참 답답합니다. 한국 만화를 살리는 것이 교육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라는 것이 오리쌤의 생각입니다.

 

    심상의 중요성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보았습니다. 학습능력을 충분히 계발하여 자아실현이라는 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정의적, 심체적인 학습의 모든 영역에서 균형 잡힌 다양한 사고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메타사고를 비롯하여 언어 논리, 언어 상상, 심상 논리, 심상 상상의 사고방법을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사고방법의 체계는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되어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을 주입하여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에서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서 정보처리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으로 패러다임과 시스템의 일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오리쌤은 이 사고방법의 체계에 학습학(Learnics)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학습학은 우리 교육의 미래입니다. ‘멘탈노트와 학습학’의 카테고리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 어휘학습에 필요한 수준의 심상의 활용방법 즉 감각적 결합기법에 대해 알아봅시다. 어휘학습에 필요한 수준의 심상활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멘탈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심상들을 가능한 많이 생생하게 상상하는 것입니다.

 

 

2. 심상(두뇌에 프로그램되어 있는 감각)의 분류

심상은 두뇌에 본래적으로 프로그램(저장)되어 있는 감각입니다. 여기에서는 심상과 감각을 동의어로 사용하겠습니다.

 

    심상에는 단일감각과 복합감각 그리고 공감각이 있습니다. 단일감각은 다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운동감각, 장기감각 등으로 나뉩니다. 시각심상에서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입체물인 형상입니다. 빛이나 색은 형상이 아닌 시각심상입니다.

 

    이 단일감각을 두 개 이상 함께 사용하는 것을 복합감각이라고 합니다. 가령 여러분이 독수리가 되었다고 합시다. 하늘을 비행하는 감각(운동감각)과 귀를 스치는 바람소리(촉각, 청각)와 눈 아래에 펼쳐진 산과 강과 마을의 모습(시각)을 상상해보세요. 그러면 단일감각들이 함께 섞여 있는 복합감각을 사용한 것입니다. 

 

 

    공감각은 하나의 단일감각으로부터 동시에 다른 감각을 느끼는 현상입니다. 가령 어떤 소리를 들었을 때 소리뿐만 아니라 색깔이나 빛과 같은 다른 종류의 감각까지 동시에 느끼는 것입니다. 일반인에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현상인데 어렸을 때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다가 사회화 과정에서 점차 퇴화한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특히 다니엘 태밋이나 솔로몬 셰브셉스키와 같은 기억의 서번트들은 이 공감각적 재능이 보통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일반인에게는 하나의 감각으로만 처리되는 정보가 그들에게는 자동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감각으로 처리되니 기억의 단서가 많아져서 기억의 효율이 당연히 높아지는 것이지요.

 

 

    전문가 이야기 카테고리에서 ‘두뇌연구의 로제타 스톤’이라 불리는 다니엘 태밋에 관한 동영상을 준비해 놓겠습니다. KBS의 스페셜 다큐멘터리 ‘서번트 신드롬’이라는 프로인데 몇 분 정도만 편집해서 올려놓겠습니다.(저작권 문제가 있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궁금하신 분은 이 동영상을 직접 구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앞서 수차 언급했듯이 ‘생각의 탄생’의 저자인 루트번스타인은 창의성을 계발하기 위해 이 공감각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공감각을 제대로 계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아직 어디에서도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리쌤은 개인적으로 3개월 정도 독자적인 방식(이라기보다는 단순 무식한 짝짓기 방식으로 ^^;)으로 훈련한 적이 있었는데 그 가능성과 효용성을 인정하는 정도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요. 사고기억에 도움이 될 정도로 공감각능력을 계발시키려면 도대체 언제까지 또 어느 정도까지 훈련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복합감각을 더 철저히 훈련하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었지요. 나중에 시간이 되는대로 이 부분의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다음부터 실제 영어단어의 처리예를 통해 각 감각법을 설명하겠습니다. 단일감각보다는 복합감각을 사용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우리 두뇌는 심상(상상)과 현상(실제)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했지요. 역시 상상력이 경쟁력입니다.

 

3. 감각적 결합 기법

 

● 시각법 : 빛과 색을 능동적 적극적으로 상상하고 느끼는 방법입니다. 가령 ‘radiate〔빛을 발하다’의 발음인 ‘레이디에이트’를 여덟 명의 숙녀들 즉 ‘lady eight’로 변환시켰다고 합시다. 여덟 명의 숙녀들이 빛을 발하는 장면을 단순히 밋밋하게 상상하면 시각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지요. 여덟 명의 숙녀들에게서 눈이 멀 듯 한 형형색색의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나오는 장면을 리얼하게 상상해보세요. 생생하면 할수록 두뇌에 가해지는 자극은 더 강해집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우리 두뇌는 심상(상상)과 현상(실제)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 청각법 : 아래 그림처럼 ‘publish 〔〕발표하다’를 ‘(송)을 이씨발표하다’로 처리했다고 합시다. 실제로 초강력 스피커를 통해 노래를 듣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기타소리, 드럼소리, 오빠부대의 환호성... 그러면 청각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 후각법 : ‘goose 거위(고기)’를 ‘냄새가 구-수거위고기’로 처리하였습니다. 말만 만드는데 그치지 말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냄새를 최대한 느껴보도록 하세요.

 

 

● 미각법 : ‘garlic 마늘’을 ‘이가 갈-릴 정도로 매운 마늘’로 처리하였습니다. 역시 마늘의 불타는 듯한 아리고 매운 맛을 느껴 보세요.

 

● 촉각법 : ‘scar [] 상처, 흉터(를 입히다)’를 ‘으윽 상처를 입히다’로 처리하였습니다. 이때 무감각하게 말만 만드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했지요. 촉각적으로 자기관련시켜 보세요. 즉 여러분의 팔뚝에 스으윽 칼이 지나가며 상처를 내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어떻습니까? 느낌이 다르지요.

 

● 운동감각법 : 앞에서 다룬 바 있는 ‘swoop 〕 내리덮치다’를 예로 들어 봅시다. 여러분이 매가 되어 하늘에서 ' 속으로 내리 덮치는' 그 감각을 생생하게 상상해 보세요.

 

● 공감각법 : ‘publish 발표하다’의 예를 들면 Mr. Lee가 노래를 부르면 그 입 속에서 노래가 장미꽃잎이 되어 흩날린다든지(청각의 시각화) 아니면 노래에서 장미향이 진하게 풍겨 나온다든지(청각의 후각화), 노래가 가슴에 푹푹 화살처럼 박히는(청각의 촉각화) 것처럼 상상하는 사고방법입니다. 감각적 결합기법의 공감각은 사실 본래적 의미의 공감각은 아닙니다. 단지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바꾼 것일 뿐이지요. 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감각적인 표현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군요. 이런 공감각적인 표현은 발상을 참신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복합적으로 최대한 많은 감각을 사용하라.

 

    위의 7가지 감각 외에 메스꺼움 따위를 느끼는 장기감각과 균형감각 등의 감각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어서 생략합니다. 위의 감각법들을 가능한 많이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상 복합감각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것입니다. 감각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면 할수록 사고기억의 효율은 높아집니다.

 

 

    이상 ‘감각적 결합’기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다음 강의에서 마지막 결합기법인 ‘감정적 결합’에 대해 알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