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기억법의 역사에 관한 간단한 글을 보았습니다. 역사적으로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최상급의 정신능력이요 학습기술로 최고의 대우를 받았었지만 중세와 근대 그리고 현대(행동주의 심리학)의 일부 학자들에 의해 때로는 무시되고 경시되었던 기억술은 현재에 이르러서 어떠한 취급을 받고 있을까요?
1950년부터 1970년까지 심리학계에는 인간의 마음과 기억, 학습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이 일어납니다. 즉 그 이전까지 학계의 주류였던 행동주의 심리학이 퇴조하고 인지주의 심리학이 대세가 되면서 20세기 중반이 넘어서야 겨우 인간의 마음, 기억과 학습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러한 경향을 인지혁명이라고 부릅니다. 이 인지혁명의 새로운 물결은 진화론의 물결과 함께 현대의 시대정신이라고 까지 불리울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컴퓨터 과학, 뇌과학, 인지과학 등이 모두 이 인지혁명의 영향권 안에 있는 것들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 생활에도 관련이 없는 곳이 없다 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속속들이 파고 들어 와 있지요.
그렇다면 이런 시대정신 속에서 고대로 부터 전해 내려온 기억술은 어떤 위치를 점하게 되었을까요? 1970년대 이전까지도 기억술을 훈련한 기억전문가들에 대해서 제대로 연구가 되지 않았습니다. 가령 카드 52장을 1분 내에 모두 외우는 기억전문가들을 그 당시 주류 심리학이었던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그저 특별한 (일반인과는 다른, 두뇌기능이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치부했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사고과정과 방법에 대해서는 연구할 필요도 없었지요.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에게 기억이란 단지 자극을 얼마나 자주 반복하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외적인 행동반응에 불과했습니다.
1970년대 이후에 인지주의심리학이 대세가 되고 또 뇌과학의 도움을 받아 인간 뇌의 사고과정을 시각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의 기억에 대한 연구도 가속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기억전문가들의 경이적인 기억능력이 어떤 선천적인 특별한 능력을 타고났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두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억방법을 훈련한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연구결과는 교육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즉 이러한 기억방법을 체계화하여 가르치면 일반인들도 누구든지 뛰어난 기억능력을 계발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사실은 단지 기억력의 부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기능 모두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교육과 학습이란 지식의 전수(교사에 의한 일방적 지식 주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지적 능력을 계발하는 방법을 체계화하고 훈련시켜서 정보처리능력(=학습능력)을 계발하는 새로운 단계(교사와 학생들의 상호작용)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교육과 학습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형성은 지식의 축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대의 사회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는 지식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습득하고 또 그 지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느냐가 훨씬 중요해 진 것입니다.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정보처리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즉 보다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한 교육적 과제로 부각될 수 밖에 없지요. 이 효과적인 학습방법들은 체계화되어 학습전략 (그리고 오리쌤의 예측으로는 학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게 됩니다. 고대 그리스부터 전해 내려온 기억술이 마침내 과학적 뒷받침을 받아서 이 학습전략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학습전략으로 부활한 것입니다.
한글보카 훈련소의 어휘학습(기억)전략인 매개법과 기반은 고대 그리스부터 전해 내려온 전문가의 방법에 현대 과학의 연구성과를 종합하여 오리쌤이 체계화한 것입니다. 그 체계적 정합성과 학습효과 면에서 어느 학습체계보다도 월등히 우수하다고 자부합니다. 여러분은 한글보카로 그 학습효과를 가장 쉽고 빠르게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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