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보카 지면강의 제 8강
{변환 3} 양면변환(양면형상, 양면결합) -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다.
1. 제 2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핵심이다.
앞 강의에서 설명한 단어정보의 분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제 1정보는 ‘컴퓨터, 시계, 사과’ 등과 같은 형상명사류입니다. 제 2정보는 ‘사랑, 추락하다, 황홀한’과 같은 추상명사, 동사, 형용사류입니다. 그리고 모르는 영어단어처럼 학습자에게 무의미한 외국어류는 제 3정보입니다. 제 3 정보는 발음변환의 과정을 거치면 제 1정보나 제 2정보로 바뀌게 됩니다. 결국 모든 단어정보는 제 1정보 아니면 제 2정보가 되는 것이지요.
제 1정보는 그 자체로 완전한 고유의 의미와 형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리하기가 가장 쉽습니다. 특별히 가외의 사고력을 투여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입니다. 그러나 제 2정보는 의미는 있되 구체적인 형상이 없으므로 그 의미에 맞는 사물이나 장면으로 형상화해야 합니다. 그러면 비교적 무난하게 처리를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고유의 형상이 있는 제 1정보보다는 기억효과가 상당히 떨어지게 됩니다.
‘추락하다’라는 장면을 머릿속으로 형상화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시간이 좀 지나서 나중에 기억해 낼 때 그 그림은 생각이 나는데 원래의 단어가 ‘떨어지다’인지 ‘고장 나다’인지 ‘하강하다’인지 ‘추락하다’인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그림은 생각이 나지만 그 그림의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들이 ‘추락하다’ 외에 여러 단어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원래의 단어와 비슷한 단어들을 구별해 내기 힘든 경우가 발생합니다.
단어정보 중에서 비중이 가장 큰 것이 바로 이 제 2정보인데, 이 제 2정보를 더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그 방법이 바로 양면변환(한 양면형상으로 양면결합)하는 방법입니다. 양면변환, 양면형상, 양면결합을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음형상과 의미형상의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2. 발음형상과 의미형상의 특징
‘pill 알약’이라는 영어단어에서 ‘pill’의 발음을 ‘피를 (흘리다)’로 변환하여 ‘피를 흘리는 장면’을 그리면 그 그림을 발음형상이라고 합니다. 영어단어의 발음이 변환되어 나온 그림이 발음형상이지요. 반면에 단어의 원래 의미에 맞는 그림을 의미형상이라고 합니다. 이 발음형상과 의미형상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사과하다’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 봅시다. 이 단어를 ‘(일본 왕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엎드려) 사과하는’ 장면으로 형상화하면 단어의 기억에도 도움이 되지만 내용적인 면인 본래의 의미를 더욱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나 소설을 읽을 때 그 구체적인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림 그리면서 읽으면 더 이해가 잘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의미형상은 이해는 물론 기억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앞서도 설명했듯이 이 의미형상은 나중에 재생할 때 비슷한 의미의 다른 단어와 혼동하기 쉽습니다. ‘사죄하다’ 인지 ‘속죄하다’인지 ‘용서를 구하다’인지 아니면 ‘미안해하다’인지 ‘엎드려 울다’인지 헷갈릴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미형상은 단어의 기억보다는 이해에 더 강점이 있습니다.
그러면 ‘사과하다’라는 단어의 발음을 변환시켜 봅시다. 흔한 언어유희이지만 ‘사과apple’로 바꾸어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 봅시다. 그러면 이 ‘사과’ 그림은 원래의 ‘사과하다’라는 뜻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이해와는 무관합니다. 다만 ‘사과’라는 고유의 형상으로부터 ‘사과’라는 그 발음 그대로를 기억해 낼 수 있게 됩니다. ‘사과apple’의 형상에서 ‘속죄’, ‘용서’, ‘미안’이라는 단어가 나올 수는 없겠지요. 즉 발음을 변환시켜서 만든 발음형상은 단어의 형식적인 면인 발음을 확실하게 기억하게 하는 강점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내용적인 면을 형상화하는 의미형상은 기억보다는 이해(의미)에, 발음형상은 이해보다는 기억(발음)에 더 강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 형상의 강점을 모두 취하면 어떻게 될까요? ‘사과하다’라는 단어를 ‘(일본 왕이 할머니들에게) 사과(를 바치면서) 사과하는’ 그림으로 처리하면 어떻겠습니까?
3. 양면변환, 양면형상, 양면결합으로 처리한다.
1) 양면변환, 양면형상, 양면결합
‘사과하다’라는 단어를 ‘(일왕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과(를 바치면서) 사과하는’ 그림으로 처리했다고 합시다. 이 그림에는 내용면의 의미형상과 형식면의 발음형상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과를 바치며 사과하는’ 장면을 ‘용서하는’ 이나 ‘속죄하는’ 장면과 헷갈릴 수 없게 됩니다. 발음형상인 ‘사과apple’가 ‘사과하다’를 비슷한 의미의 다른 단어들과 명확하게 구분시켜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형상을 내용면과 형식면이 모두 반영된 양면형상이라고 부르는데 이 양면형상은 이해와 기억 모두를 완벽하게 잡아냅니다. 양면형상을 만드는 변환과정을 양면변환이라고 하며 양면형상을 이용한 결합을 양면결합
이라고 합니다.
내용면 - 의미형상 |
형식면 - 발음형상 |
내용, 형식 양면 - 양면형상 | |
특징 |
(기억에도 도움 되나) 이해에 더 강점 |
기억에 강점 |
이해와 기억 모두에 강점 |
2) 양면형상의 처리방법과 예
양면형상은 추상명사, 동사, 형용사 등 제 2정보의 의미에 따라 그린 그림 속에 그 단어의 (주로 앞의 한 두 글자의) 발음을 변환시켜 나온 형상을 집어넣어 만듭니다. 제 6강에서 언어유희 퀴즈를 풀어 보셨지요. 그 단어들로 양면형상을 만들어 봅시다.
제 6강의 퀴즈) 괄호 안에 알맞은 3글자의 단어를 채워 넣으세요. 1. 어디에서든지 꼭 창 없는 쪽에 앉는 여자 → ( ) 여자 2. 올림픽 양궁에서 금메달 딴 여자 → ( ) 여자 3. 울고 잠시 쉬었다 또 우는 여자 → ( ) 여자 4. 못 먹어도 고! 하는 여자 → ( ) 여자 |
창피한 여자, 활기찬 여자, 아까운 여자, 고고한 여자의 의미형상은 각각 어느 여자가 창피해 하는 장면, 활기차게 움직이는 장면, 아까워하는 장면, 고고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됩니다. 그런데 막상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자니 좀 막연하지요.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정해야 그림이 잘 그려져서 기억도 잘 나는데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려면 머리를 좀 더 써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도 나중에 다른 비슷한 의미의 단어들과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양면형상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이렇게 처리를 해 봅시다.
● 창피한 여자 → 다방에서 창 쪽을 피해서(발음형상) 구석에서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고개 숙인(의미형상) 여자
● 활기찬 여자 → 전쟁터에서 활을 기차게(발음형상) 쏘며 활기차게 방방 뜨는(의미형상) 여자
● 아까운 여자 → 잠자려는데 아! 까운이 찢어져서(발음형상) 또 우는(의미형상) 여자
● 고고한 여자 → 고스톱 판에서 고! 고!를 외치는(발음형상) 모습이 무척 기품있고 고고한 (의미형상) 여자
영어단어 “active 활기찬”을 양면형상으로 처리해 봅시다.
“액(정) tv (화면이) 활기찬”이라고 처리하는 것은 ‘활기찬’의 내용면인 의미형상만 나타난 것입니다. 이것을 “액정 tv(영단어의 발음형상)의 화면이 활기찬데(뜻의 의미형상) 그 곳에 활이 기차게 박히는(뜻의 발음형상)” 그림을 그리면 바로 ‘활기찬’을 양면변환하여 양면형상을 만들고 양면결합을 한 것입니다.
참고)
영어단어의 발음을 이중으로 변환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이중변환(이중형상, 이중결합)이라고 하는데 주로 영어단어의 발음을 변환한 매개어가 제 2정보일 때 사용합니다. 이중변환과 양면변환은 사실 그 방법상 똑같은 것입니다. 영어단어의 발음을 두 번 바꾼 것이 이중변환이고 영어단어의 뜻을 의미와 발음에 따라 한 번씩 바꾼 것이 양면변환입니다. 이중변환은 영어단어의 발음과 매개어간의 결합력을 높이고 양면변환은 이 매개어와 영어단어의 뜻 간의 결합력을 높입니다. 이중변환은 나름대로 효과가 있지만 오리쌤은 자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양면변환은 반드시 숙달해야 합니다.
실제 영어단어에서 ‘pill’의 형식면인 발음을 '피를'로 변환했지만 좀 약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연)필'로 한 번 더 바꿔서 “연필이 박혀 피를 흘리는” 모습을 그리면 이중변환, 이중형상이 됩니다. '연필이 박혀 피를 흘리며 알약을 먹는...(^^;)'처럼 처리하면 되겠지요.
가령 국사 연대 “1592년 임진왜란”을 처리한다고 할 때 1592년을 “이러구 있”다로 발음변환하여 “(당파싸움하고) 이러구 있(다가) 임진왜란(이 났다)”와 같이 처리할 수가 있습니다. 이때 “이러구 있(다)”가 제 2정보라서 혹시라도 나중에 생각이 확실하게 나지 않을 것 같으면 1592를 ‘일오(一烏) 구이 - 한 마리의 까마귀 구이’로 한 번 더 바꿔서 “(임금과 신하들이) 일 오 구이를 구어 먹고 이러구 있다가 임진왜란이 나는” 장면을 형상화하면 이중변환, 이중형상, 이중결합을 사용한 것입니다.
3) 양면형상의 장점
양면형상(양면변환, 양면결합)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해와 기억 모두를 확실히 파악한다.
둘째, 구체적인 상황설정에 필요한 소재를 제공한다.
“사과하다”에서 구체적으로 사과하는 장면을 그려낼 때 양면변환을 시켜서 ‘사과apple’라는 발음형상을 만들어 내면 “사과를 훔치다 들켜서” 사과하는 구체적인 장면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4. 양면형상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라.
양면형상의 효과는 탁월합니다. 실제 학습해야 할 정보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추상명사, 동사, 형용사류인에 양면형상은 이 제 2정보를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합니다. 약간 과장하면 그야말로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양면형상은 말이나 글로 설명하면 길고 복잡하지만 머릿속에서 그림으로 처리하면 매우 간단하고 편리하며 효과적입니다. 그림은 정보처리의 양과 속도에서, 말이나 글보다 수십 수 백 배 효율적이기 때문이지요. 계열적인 처리를 주로 맡는 좌뇌를 잠시 쉬게 하고 병렬적인 처리를 맡는 우뇌를 작동시키는 것입니다.
양면변환, 양면형상, 양면결합의 개념은 오리쌤이 최초로 발견, 정립한 것입니다. 기억법(Mnemonics)의 아버지인 고대 그리스의 시모니데스(Simonides)로부터 지금까지 오리쌤이 처음으로 개념화한 것 같습니다. ㅎㅎ (한 번 웃자고 하는 말입니다.^^ 여러분 한 번 크게 웃어 보세요.^^) 단어의 구조부터 파악하면 당연히 나오는 개념과 방법이지만 기억법 또는 공부법을 연구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제대로 모르고 있습니다. 최근 교육계에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학습방법에 대한 학습(Learn how to learn)’의 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오리쌤은 어휘를 학습할 때 암기하지 않습니다. 지금껏 설명한 대로 언어와 심상을 가지고 놀 뿐입니다. 이렇게 생각놀이를 하면서 자~알 놀기만 하면 암기보다 5배 내지 10배 이상 효과적인데 왜... 왜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가르치고 배우지 않는지...왜 노트나 교과서가 시커멓게 될 때까지 무조건 쓰고 또 쓰면서 무조건 암기를 하는지... 왜 학교에서 빽빽이 또는 깜지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지...
수차 말했듯이 오리쌤의 메타보카에서는 여러분들에게 연습을 위한 연습에 시간을 투자할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연습을 위한 연습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초등, 중등, 고등, 대학의 필수 영어어휘를 오리쌤의 Ucc강의로 공부하다 보면 오리쌤이 고생고생해서 체계화한 방법들이 어느새 모두 여러분들 것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좀 더 빨리 배우기 위해 굳이 연습을 하려고 한다면 앞 강의에서 말한 ‘길거리 훈련방법’을 사용하세요. 그 외에 따로 시간을 투자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 그럼 다음 강의는 변환과정의 마지막 강의로 “수와 형태의 변환”입니다. “수의 변환”에서는 구구단과 19단을 아주 재미있고 빠르게 공부할 수 있는 “창의력 캐릭터 구구단,19단(메타구구단,19단)”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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